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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으로 도장 파는 집

by RichNam 2008. 11. 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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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장... !
우리나라 사람, 아니 동양권 문화에서는 도장이 절대 빠질 수 없다.
그 도장이란 게 참 중요하기도 하고 그 도장이란 것에 별의 별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.
지금은 서명도 어느정도 효력을 발휘하지만, 그렇다고 도장의 중요성이 떨어진건 아니라고 본다.
당연히 나 또한 도장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바가 크다.
요즘 세상이 컴퓨터 하나로 모든게 다 되는 세상이 아닌가 ?
막도장 하나 파는데 몇분 걸리지도 않고 뚝딱 나오는 세상이다.. ㅎㅎ;
그런데 솔직히 그런 도장을 사용하기는 싫다.
무언가 나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그런 도장을 사용하고 싶은거다.
그래서 컴퓨터가 만들어 낸 도장이 아닌, 직접 손으로 판 도장을 무척 가지고 싶어 했다.
약 10년전쯤 처음 사업을 할때 법인 인감도장을 팔때도 그러 했고,
내 개인 인감도장을 팔때도 그러 했다.

그런데 정작 중요한건, 손으로 파는 도장집이라고 해서 찾아 가 도장을 맡기면,
얼마 있다 찾아 가란다. ㅡㅡ;
이러쿵 저러쿵.... 하면서 말이다.
이윽고 기다림 끝에 가서 찾아 보면 영 아니다.. ㅡㅡ;
애 데리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...
분명 기계로 조각을 했다. 조각후 조각도로 다듬기만 한 것이다.
씁쓸한 기분으로 도장을 받아 오긴 했지만....
아마도 내 인생에서 손으로 판 도장을 가지고 싶어 서너번 삽질을 한것 같다. ㅎㅎ;

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... 드디어 찾았다..
아 ! 얼마나 기쁜가 ?

반가운 마음에 카메라 챙기서 도장파는 집으로 떠났다. ^^

위치는 http://maps.naver.com/?mid=cf0166633 눌러서 보면 나온다.
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도장집이다.

일단 양재역 5번 출구로 나와 쭉~ 직진을 하면 육교가 하나 나온다.
육교 바로 전에 우측 골목으로 우회전 들어가면, 좌측에 양재파출소가 보인다.
바로 파출서 옆에 있는 도장집이 "손으로 도장 파는 집"이다.


후훗 ~~ 참 힘들게 찾은 집이다. ^^


도장집에 가서야 전화번호를 알수 있었다.. ㅜ.ㅡ
혹시 손으로 도장 파고 싶은 분은 참고하시라 한컷 찍었다.. ^^


가게에 들어선후 딱 입을 벌리고 있는 레이저 도장 조각기가 놀라게 했다.
설마 여기도 기계가 ??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, 사장님께 여쭌 결과 막 도장 팔때 가끔 사용하는 기계란다. ㅎㅎ


오호 ~ 가는 날이 장날이다.
처음으로 호랑이 이빨을 보게 된 것이다.
어느 고객분이 예전에 호랑이 이빨로 도장을 팠는데, 다른 쪽에 새로 팔려고 호랑이 이빨 도장을 가져온 것이란다.
재빨리 한컷,,,, ^^

바닥의 네모난 한칸이 1cm 니까 이빨 길이가 대략 6cm.. 물리면 죽음 그 자체일꺼 같다. ㅎㅎ;
이빨 길이만큼 잇몸 속에 감춰진 치근도 무척 길다는걸 알 수 있었다.


사실 가짜가 아닐까 ?
생각을 했는데 치아 끝 부분에 있는 치석을 보고 진짜 이빨임을 알 수 있었고,
저 만한 송곳니를 가진 동물은 호랑이 사자 아니면 없을듯 해서 그냥 믿기로 했다.. ㅎㅎ;



사장님께서 호랑이 이빨을 자르실때 한컷 찍었다. ㅎㅎ



사장님의 손때 묻은 조각도가 보이길래 한컷 찍었다.
도장 파신지 30년이 넘었다는 말씀을 듣고 숙연해 졌다.. 아 ~ 장인이란 이런거구나.. ^^



도장 팔 채비를 하고 계신다.


샤프를 이용해서 밑 그림을 그리고 계신다.
신의 손 놀림을 보는듯 ,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..



밑 그림을 따라, 조각도로 한 조각 한 조각 새기고 계신다.
뭐 나도 기본적인 도장을 팔줄 알기에,
사장님의 한 움직임 한 움직임이 무척 내공이 깊다는걸 알 수 있었다.
30여년 경력이 장난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. ^^




대략 1시간 채 되지 않아 도장의 운곽이 나타났다.

끝까지 다 보고 싶었지만, 내 일정상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워 내 도장 재료들을 맡겨두고
가계를 나섰다. ^^

오면서 드는 생각이, "역시  만든 이의 정성이 가득 담긴 물건을 쓴다는건 참으로 행복하다"는 것이다. ^^



ps. 사장님께서 인터넷에 사진 올릴꺼라 했더니,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은 싸게 잘 해주신다는 약속을 해 주셨다. ㅎㅎ
참고로 나는 운석과 자연산 수정에 조장을 팠다.
보너스로 10년 넘게 가지고 있던 상아로 된 인감도장을 새로 깍아 와이프 인감을 파 줬다.
이 도장들 스샷은 새로 올리도록 하겠다. ^^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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